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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거 게임 세트

저자
수잔 콜린스 지음
출판사
북폴리오 | 2011-05-3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헝거 게임 시리즈’는 총 3부작으로 구성되어 있고, 동명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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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거 게임 시리즈>(전 3권)

<헝거 게임>
수잔 콜린스 지음(2008) / 이원열 옮김(2009)

<캣칭 파이어>
수잔 콜린스 지음(2009) / 이원열 옮김(2010)

<모킹제이>
수잔 콜린스 지음(2010) / 이원열 옮김(2011)

얼마 전에 읽은 헝거게임 시리즈입니다. 사실 헝거게임이라는 이름을 처음 본 건 영화의 포스터를 통해서였습니다. 그때는 그냥 판타지 영화인줄 알고 별 생각 없이 지나쳤는데 나중에 교보문고 사이트를 통해서 이 소설이 원작이라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영화화 된 소설은 대부분 대작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호기심이 생겨서 읽게 되었습니다.

이 소설은 미래의 북아메리카 대륙으로 추정되는 가상의 대륙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 대륙에는 판엠이라는 국가가 있는데 그 나라는 신기하게도 중앙에 있는 수도가 굉장히 거대하고 그 주변으로 12개의 작은 지방도시가 있는 형태입니다. 지방도시(구역)는 실제로는 식민지에 가까워서 그곳의 주민들은 끊임없이 수도(캐피톨)에서 사용할 여러가지 물자를 생산하지만 그 생산량은 전부 다 캐피톨로 보내야 하고 그 대신 굉장히 적은 보수만을 받습니다. 그 돈으로는 캐피톨에서 다시 판매하는 여러가지 식품과 생필품들을 조금밖에 못 사기 때문에 구역의 노동자들은 하루종일 일을 해도 언제나 가난에 시달립니다. 과거에 이런 캐피톨과 구역의 불평등한 관계에 반발해서 모든 구역이 동시에 반란을 일으킨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캐피톨이 강력한 군사력으로 모든 반란을 진압함으로써 구역과의 전쟁에서 승리하였습니다. 그 후 캐피톨은 구역에게 보복과 경고의 의미로 매년 각 구역에서 남자아이 1명과 여자아이 1명을 뽑게 하고 그 아이들을 모두 한 곳에 모아 서로 싸우게 해서 1명이 남을때까지 서로 죽이게 하는 잔인한 게임인 헝거 게임을 만듭니다.

이야기는 이 헝거게임의 참가자를 뽑는 추첨일부터 시작됩니다. 주인공 캣니스는 16살 소녀입니다. 그녀는 12살부터 18살까지의 다른 아이들처럼 헝거게임 참가자 추첨에 강제로 참가해야 합니다. 게임 참가자 추첨은 캐피톨에서 에피라는 이름의 여성이 와서 구역내에 여자아이와 남자아이의 이름이 적힌 종이쪽지가 가득 든 상자에 손을 집어넣고 아무거나 한 장을 뽑는 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먼저 여자아이의 추첨이 시작되어서 캣니스는 자기가 뽑히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는데 놀랍게도 캣니스의 동생인 12살 프림이 뽑혀버리고 맙니다. 캣니스는 믿을수 없는 사실에 순간 얼어붙지만 곧 무대앞으로 달려나가서 자신이 프림 대신 헝거게임에 참가하겠다고 말합니다. 에피는 요란하게 웃으며 자원자가 나타났다고 선언한 뒤에 프림 대신 캣니스를 무대 위로 올립니다. 울고 있는 프림을 보며 캣니스는 눈물을 참고, 곧바로 남자아이의 추첨이 시작됩니다. 에피가 남자 참가자는 피타라고 소리치자 캣니스는 당혹해합니다. 왜냐하면 캣니스는 과거에 피타에게 도움을 받았던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캣니스는 고마운 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목숨을 빼앗는 싸움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절망감을 느끼지만 그런 감정에 아랑곳않고 곧바로 게임 참가 수속이 시작됩니다. 군인들의 감시 하에 가족과 친구들과 간단한 작별인사만 나누고, 몇시간도 지나지 않아 캣니스와 피타는 캐피톨로 가는 고속열차에 몸을 싣습니다.

요즘 읽어본 책 중에서는 인상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굉장히 재미있는 소설이었습니다. 초반에는 약간 지루한 느낌이 있지만 헝거게임이 시작되고 참가자들이 마구 죽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정말 눈을 땔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몰입감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배틀로얄 게임이 참가자들을 아예 멀리 떨어뜨려 놓고 시작하거나 아니면 어느정도 준비를 할 시간을 주고 게임이 시작되는데 반해서 이 헝거게임은 참가자들을 일단 맨손인 상태로 서로 뻔히 보이는 가까운 위치에 원형으로 배치시킨 뒤에 그 원의 한가운데에 무기를 쌓아둔다는 발상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때문에 참가자들은 게임이 시작되면 한 가운데로 달려가서 무기를 잡을지, 아니면 반대방향으로 멀리 도망칠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이 설정 때문에 아주 자연스럽게 게임이 시작됨과 동시에 대량 살육전이 일어납니다. 보통 이 시작 전투에서 참가자의 절반 정도가 사망합니다. 캣니스는 물론 시작과 동시에 도망치는 쪽이었고, 그 후에 숲속으로 들어가서 여러가지 서바이벌 기술을 선보입니다. 철사만으로 덫을 만들어서 토끼를 잡거나, 연못의 물을 바로 마시지 않고 일단 수통에 넣은 다음 요오드를 몇방울 떨어뜨려서 정화시켜서 마시는 장면 등은 흥미진진했습니다. 그 후에는 로맨스나 정치적인 주제 등 여러가지 이야기가 펼쳐지고 여러가지 명장면도 등장합니다.

많은 명장면이 있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캣니스가 피타를 처음으로 알게되는 장면이 가장 감동적이었습니다. 캣니스가 11살 때, 캣니스의 아버지는 탄광 붕괴 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그 후 캣니스의 어머니는 실의에 빠져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멍하게 먼 곳만 보며 시간을 보냅니다. 캣니스는 정부의 위로금과 저축한 돈으로 최대한 절약을 하면서 생활을 꾸려 나가지만 그런 상황이 몇달이나 계속되자 결국 돈이 바닥나고 맙니다. 집안의 쓸만한 물건은 모두 다 팔았지만 그 돈마저 다 떨어져서 마침내 빵 한개도 살수 없게 된 캣니스의 가족은 굶주리기 시작합니다. 비가 내리는 겨울 날, 캣니스는 예전에 입던 헌옷을 팔기 위해서 시장에 왔지만 너덜너덜한 옷을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결국 날이 저물어서 캣니스는 옷을 다시 챙겨서 집으로 향합니다. 추위에 온몸을 떨며 걷다가 캣니스는 그만 옷을 진흙 바닥에 떨어뜨립니다. 하지만 옷을 줍기 위해 몸을 굽혔다가는 그대로 쓰러져서 못 일어날 것 같아서 옷을 줍지 않고 걸음을 옮깁니다. 결국 캣니스는 상점가의 쓰레기통을 뒤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쓰레기통은 모두 방금 비운 것처럼 깨끗합니다. 계속 쓰레기통을 뒤지다가 빵집의 쓰레기통을 보고 있는데 빵집 주인 아줌마가 나와서 계속 쓰레기통을 뒤지면 평화유지군(경찰)을 부르겠다고 소리칩니다. 아줌마의 뒤로 캣니스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금발머리에 푸른 눈을 가진 소년이 캣니스를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캣니스는 힘없이 물러나서 빵집 뒤뜰로 걸어갑니다. 비를 맞으며 너무나 배고프고 절망감을 느낀 캣니스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나무에 등을 기댑니다. 눈을 감으며 '차라리 이대로 죽는게 낫겠어..'라고 생각하는 순간, 빵집 안에서 누군가가 맞는 소리가 들리고 주인 아줌마가 큰 소리로 누군가를 혼내는 소리가 들립니다. 좀 있다가 빵집 문이 열리고 한 사람이 자신에게 뛰어오는 것을 보고 캣니스는 아줌마가 자신을 쫒아내려고 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눈앞에 온 건 아까 그 소년이었습니다. 뺨을 맞아서 볼이 빨갛게 부어오른 소년은 캣니스와 눈을 마주치지 않고 재빨리 빵 두 덩어리를 캣니스 앞에 던지고 다시 뛰어서 빵집 안으로 들어갑니다. 캣니스는 순간 어리둥절해 하지만 곧 자신의 눈앞에 있는 커다란 빵을 보고 침을 삼킵니다. 결국 캣니스는 그 빵을 옷 안에 숨기고 한걸음에 집으로 돌아옵니다. 빵을 살펴보니 겉은 불에 닿아서 검게 탔지만 속은 건포도와 곡물이 많이 들어있어서 영양가가 높은 빵이었습니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맛있는 빵을 배부르게 먹은 캣니스는 죽은듯이 잠에 빠집니다. 캣니스는 다음날 학교에서 우연히 그 소년과 눈이 마주칩니다. 그러나 소년의 부드러운 푸른 눈을 보자 캣니스는 부끄러움을 느끼고 시선을 떨어뜨립니다. 비록 그 소년과 한마디도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 캣니스는 이 따뜻한 도움으로 큰 용기를 얻게 됩니다. 그리고 캣니스의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도 금지 구역인 숲으로 들어가서 사냥을 해서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시작합니다. 캣니스는 이때까지만 해도 금발의 푸른 눈의 소년, 즉 피타가 자신을 도와주긴 했지만 자신을 잘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피타는 이 일이 있기 훨씬 전부터 캣니스를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3권이라는 권수를 고려해봐도 이 소설은 상당히 많은 이야기를 잘 압축해 놓았습니다. 아마 연재소설로 나왔다면 5~6권도 문제없었을 것 같은 분량입니다. 독재국가의 불평등, 잔인한 헝거게임, 캣니스로부터 시작되는 전 구역의 반란 등 커다란 규모의 이야기들이 서사시처럼 지나가고, 그 안에서도 캣니스와 피타와의 애틋하고 비극적인 관계 같은 작은 이야기도 놓치지 않습니다. 이 소설은 아직까지는 현대소설로 분류되고 있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20년이 지난 뒤에도 읽을 만한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결말의 부실함은 저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마 제 생각에 작가인 수잔 콜린스는 이 소설을 4,5권 정도에 완결을 내려고 생각했던것 같습니다. 그런 내용을 갑작스럽게 3권으로 마감하려고 하니 아무리 내용을 줄여도 페이지가 부족해지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 결말이 거의 열린 결말 수준으로 다소 의문스러운 결말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만약 작가가 원하는 내용을 전부 책으로 낼 수 있었다면 이 작품의 완성도는 한층 더 높아졌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분명 추천할만한 명작인 것은 확실합니다. 앞으로 이런 명작 소설을 더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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