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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영화 감상 <잡스>

동식 2013. 9. 13. 22:01

<잡스>(2013)
감독: 조슈아 마이클 스턴 / 주연: 애쉬튼 커쳐, 조시 게드, 더모트 멀로니

이번에는 영화 잡스를 봤습니다. 제가 지금 애플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고 애플과 스티브 잡스에 관심도 많기 때문에 상당히 기대했던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스티브 잡스라는 인물의 전기와도 같은 영화입니다. 제 생각에 스티브 잡스의 인생은 애플 초창기의 매킨토시를 발표할 무렵의 청년기와 퇴사 후 다시 복귀해서 아이팟과 아이폰을 발표할 무렵의 장년기로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그 중 스티브 잡스의 청년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스티브가 대학교를 자퇴한 뒤 컴퓨터 사업에 뛰어드는 과정과 업계 최초로 완성도 높은 가정용 컴퓨터를 만들어서 경의적인 성공을 거두는 과정, 그러나 지나친 완벽주의로 주주들과 불화를 겪으며 회사의 경영권을 빼앗겨 버리는 과정까지 그리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아이팟과 아이폰을 만드는 과정까지 영화에서 다뤄주었으면 좋았다고 생각하지만, 스티브 잡스의 청년기를 보는 것도 꽤 재미있었습니다. 영화는 마치 책으로 된 전기를 그대로 영화로 옮겨 온 것처럼 잔잔한 연출로 흘러갑니다. 딱히 과장되거나 영화적인 연출이 있지는 않지만 그래서 오히려 나름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스티브 잡스라는 인물의 성격을 표현하는데 집중하는데, 그 중 몇가지 장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다음은 스티브와 애플 개발자가 회의를 하는 장면입니다. "작은 것 하나도 완벽해야 돼.", "워드 프로세서에 폰트를 추가하는 것이 그렇게 시급한 문제는 아니잖아요?", "모든 문제가 시급한 문제야." 이처럼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어떤 기준을 세우면 그 기준에서 약간의 타협도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예산이 무한정 들어가더라도 반드시 원하는 물건을 만들어냅니다. 이런 완벽주의와 예술가적 기질은 실리콘 밸리 내에서도 유별난 것이었습니다. "많은 회사는 팔기 위한 상품을 만들지만, 애플은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든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스티브가 장년이 되어 애플에 다시 돌아왔을 때 그가 가장 처음 한 일은 핵심 프로젝트 몇개만을 남겨두고 다른 모든 프로젝트를 폐지하는 것이었습니다. 스티브로서는 유능한 인재들이 뿔뿔히 흩어져서 일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스티브는 언제나 여러 분야에 골고루 투자하기보다는 핵심 분야에 집중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인 스티브 잡스는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이런 스티브의 정신은 그대로 애플에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완벽함에 집착하는 애플의 사고방식이 어디까지 통할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앞으로 몇년간은 즐겁게 지켜봐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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